청계천 술상
청계천 가게에서 술을 얻어먹을 뻔 했다. 맡겨둔 가공품 찾으러 갔더니 가게 안쪽에서 인덕션히터에 석쇠를 올리고 골뱅이와 손가락만한 의문의 생선을 구워가며, 피쳐만한 맥주잔에 맥주를 드시고 계셨는데 그것을 나에게 권한 것.
다과류는 많이 얻어먹어봤지만 이런 본격적인 술상은 처음 봤다. 맥주잔도 어디 술집에서 나올 법한 제대로 된 유리 맥주잔이었고.
어두컴컴한 가게 안에서 백열전구를 켜 놓고 밀링과 선반(*) 틈에 앉아 먹는 술상이라. 그분들한테는 소소한 사는 재미겠지.


* 선반: 물건 올려놓는 선반이 아니라 공작기구의 한 종류.

*오늘도 박대당하는 학생 무리를 목격. 약간 요령만 알면 될텐데 그걸 몰라서 물건도 제대로 못 사고 괜시리 박대만 당하는 학생들을 보면 좀 안타깝다.
by 고물 | 2009/10/06 21:04 | 기계아씨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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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젤론 at 2009/10/06 21:17
소소한 행복이 거창한 행복보다 더 나을지도.. ;ㅁ;)
Commented by 이크리 at 2009/10/06 21:21
청계천에서 박대당하지 않는 요령이라니 궁금하다. 가르쳐 주세요 생활의 지혜!
Commented by qhof at 2009/10/06 21:40
가르쳐주세요! (2)

왠지 신기하고 멋져요 //'ㅁ'//
Commented by 파란양 at 2009/10/06 23:34
헉.. 석쇠구이에 맥주까지!!!
Commented by 원생군 at 2009/10/07 00:04
소소한 행복이 때론 정말 크게 다가오더군요
Commented by LaJune at 2009/10/07 09:12
고물님 얘기에 슬쩍 미소가 지어지다가도 얼마전 본 다큐가 생각나서 이마살이 찌푸려지네요. 그동네, mb씨가 설시장시절 통크게 손보셔서 거의 5년여만에 들어선 번쩍번쩍 건물들에 여러가지 사정으로(사실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는데--허풍쟁이가 장담했던 그 가격에 세 들 수 있을리도 만무했고) 들어서지 못해 그 동네 장사 흐름이 흐트러져가는걸 봤거든요. 휴...
Commented by SDf-2 at 2009/10/08 01:51
그 생선은 아마도 노가리.

골뱅이+노가리는 을지로호프들의 나름 주력이랄까...
Commented by 고물 at 2009/10/08 20:55
이젤론 / 저렇게 소소한 행복이 많은 인생이 좋아요ㅎㅎ
이크리 / 벼 별거없는데...나중에 모아서 포스팅이라도 할까;;
qhof / 응 왠지 로망이!!... 그분들한테는 삶의현장인데 로망이라고 하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파란양 / 그러게말예요. 이런 본격적인 술상이라니! 맥주도 제대로 맥주잔에 드시더라니까요.
원생군 / 소소한 행복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인생이 좋지요.
LaJune / 지금 시장 시기에도 건물 하나가 반토막나고 그 자리에 잔디가 깔렸어요. 청계천은 예나 지금이나 참 시끄러운 데예요;; 아직 주변지역은 괜찮은 것 같지만,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다들 작은 가게니까요..
SDf-2 / 설마 '노가리를 까다'할 때의 그 노가리예요!? 과연...그분들은 지역에 충실한 술상을 차리셨던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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