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수컷 모기가 많다

작업 틈틈이 한 마리씩, 맞아죽은 모기는 방바닥으로 하릴없이 떨어져내렸다.

담당기자에게 파일을 보내주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니 모기 시체들 사이 사이에 내 발을 들이밀 만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가 없었다.

휴지로 모기 시체를 하나하나 집어 치웠다.
컴퓨터 옆 휴지통에 그 휴지를 버리다가 옆에 앉아있는 또 한마리의 모기와 눈이 마주쳤다.

모기와 눈이 마주쳤을 턱이 없다.
다만 이렇게 많이 잡았는데도 모기가 또 있다는 사실이 어이를 잡아먹어서 그렇게 느낀 것 뿐이다.

아마도 수컷 모기는 나를 물지도 않고 그저 옆을 날아다녔을 뿐이다.
나는 모기의 추가 번식을 막고 싶었을 뿐이다.

모기한테는 참 미안한 짓을 했다.
하지만 모기가 너무 많다. 나는 한 마리만 있어도 잠을 설친다.
by 고물 | 2007/09/08 01:07 | 산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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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멜레 at 2007/09/08 01:24
죄책감 가지시지 말라능.. 사람 주변의 모기는 다 암컷일거에요 <- 수컷들이 왜 무서운 사람 주변에 있겠어요 토닥토닥 <- (..)
Commented by 고물 at 2007/09/08 01:27
멜레 / 그 그런거겠죠. 죽여도 되는거겠죠..그럴거예요!;
Commented by hosikawa at 2007/09/08 08:57
추가번식을 막는 다는 입장에서 에일리언과 싸우는 기분이 들던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재취 at 2007/09/08 13:48
모기, 파리

.....

무한리젠되는 몬스터들(.......) 이놈들 잡다보면.......

부대 주위에 있는 물웅덩이를 전부다 메워버리고싶더군요Orz
Commented by Sz™ at 2007/09/08 20:35
재취님// 저희 부대는 저 전역 전날에 한번 다 갈아엎었죠... OTL
Commented by 고물 at 2007/09/09 11:10
호시카와 / 인간의 피를 빨고 있으니 에일리언이나 마찬가지야..
재취 / 하지만 그걸 메우려면 또 많은 인력이..재취님도 삽을 들고나서셔야 할지도...
Sz / ...전역 전날에 갈아엎는 건 뭐야, 일은 일대로 하고 혜택은 하나도 못 받는 것 아냐;;;
Commented by blus at 2007/09/11 23:15
그럴때 모기에 대한 죄책감을 제거하기 위해선 이렇게 하시면 됍니다.
죽은 모기를 손바닥위에 올려두고 거만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어차피 역사는 인간의 것이야."(씨익)
Commented by 고물 at 2007/09/13 23:25
blus / 죽었으니 말이 없지요. 그러니 저는 제 입맛에 맞게 역사를 써내려가면 됩니다. '나를 해치려던 사악한 비행형 흡혈괴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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